비타민이 필요한 시절

Posted 2013. 1. 9. 08:41 by 바보어흥이

이 수상한 글쓰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겨울에 가장 활발하다. 그것은 내가 겨울을 증오할 정도로 못 견디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길고 긴 한 계절 동안 동면 상태의 동물들처럼 나는 겨우 먹고 겨우 걸어다니며 언제나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그렇게 겨울은 죽음과 가장 닮아 있는 시절이 되어버린다. 1년의 거의 1/3이 겨울이 되어가는 이곳의 날씨가 무척 애석하다.

지금의 한파는 나를 매우 우울하게 한다. 나는 겨울을 나는 동물들처럼 깊고 긴 잠을 잘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난 죄로 극심한 체력저하 상태에서 비정한 꿈을 꾼다. 존재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강해지고 그 반대는 더 지독해진다. 비단 나의 주변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 내가 그저 숨을 쉬는 동안, 머리를 재빠르게 굴리며 주의깊게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나는 많은 것을 잃는다. 한파에게서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우두커니 겨울을 견디려는 어리석은 동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