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sthole

바보어흥이 2021. 4. 2. 09:14

나라는 자신의 이상을 그려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모습이 본인의 자아와 결이 닿아 있지 않아도 그게 좋아서 밀고 나가는 사람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태생적으로 나 자신으로서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를 알기에 나는 별다른 시도가 없었다는 생각도 한다.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 '나 자신'인가. 어쩌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나 자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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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모방에서 시작된다고 하는 의견에 사적 동의가 간다. 나는 모방에 꽤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모방을 잘 하며 행복할 수 있는 할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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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이제쯤 되니 직장인으로서의 나가 자아로 느껴진다. 오랫동안 회사를 견딜 수 있는 힘은 외부에 '다른 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믿어 왔던 것 같은데 그 속의 치기마저 이쯤 되니 알겠다. 그래도 여러 '나'가 있는 것은 재밌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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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 가면 도망가는 이치가 있지 않나 싶다. 예컨대 돈, 연애, 사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