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바보어흥이 2014. 8. 28. 16:40

평생 관심 가져본 일이 없던 '운'이라는 주제가 자꾸만 얼씬거린다. '사업가는 배포가 크다'고 생각했던 추상적인 기억이 연결되는 지점이다. 크게 생각하고, 도전하고, 적극적이고, 활달하여 자기 운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주된 주제인데 여기에서 난 참 주어진 것에 잘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란 걸 뿌리 깊게 깨달았다.

 

제일 찔렸던 것, '가난을 자랑하지 마라' '그 속에 적응해 나태해지거나 쉽게 포부를 접어서는 안 된다' 등. 이제까지 쉽게 포기하고 쉽게 환멸했던 성격을 아주 크게 혼이라도 대는 것 같다.

 

귀 얇은 나로서는 흥미로웠다. 물론 내 내면은 이렇게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마이너스' 기운을 내뿜고 있다. "왜 바꿔야 하는가?" "꼭 잘 살아야 하는가?"

그런데 비딱한 선만 고수하기에는, 어딘가 내면에 숨은 비겁함이 느껴져 불편하다. 진짜 원하지 않는가? 아니다. 나는 적어도 몰두하고 싶고,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살고 싶다.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두고 오롯이 사랑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베스트셀러가 다 가볍지는 않다. 나는 오랜 세월을 에둘러 그것을 현장에서 깨닫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