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키워드는 집중

바보어흥이 2010. 4. 9. 12:19

현대인은 엄격하게 틀에 박힌 직업에서 고도로 훈련된 방식을 통해 하루 8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현대인은 작업이라는 측면을 벗어나서 자기 훈련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가 일하지 않을 때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하고 빈둥거리며 지내고 싶어한다. 즉 다시 말하면 긴장을 완화하고 싶어한다. 게으름에 대한 이런 소망은 대개 틀에 박힌 생활에 대한 반발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것이 아닌 목적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하루에 8시간씩 자신의 정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는 반항하며, 이 같은 방항은 자기 방종의 형태를 취한다.
-
당신은 책을 읽으면서 라디오를 듣고 이야기하면서 담배를 피우고 음식을 먹고 마신다. 당신은 그림, 술, 지식 등 모든 것을 삼켜 버리려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소비자이다. 이렇듯 정신 집중을 못하는 것은 혼자 있지 못한다는 데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말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또는 책을 읽거나 마시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신경질적이며 조바심을 내게 되고 입이나 손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
진실로 정신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혼자 있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귀중한 조건이 된다. 만일 내가 혼자 내 발로 설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한다면, 그는 생명의 구원자는 되겠지만, 그 관계는 사랑의 관계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조건이 된다. 누구든 혼자 있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청목

에리히 프롬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장 정상적인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병들어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병들어 있는 사람들은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다. 말장난이나 지나친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말을 진지하게 하고 있으며 재미있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