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sthole
10.11.29.
바보어흥이
2010. 11. 29. 15:06
어제
펑펑내리는 첫눈을 잔뜩 맞았고, 술을 잔뜩 마셨고,
오늘, 계속해서 웅웅대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못 이겨서 일어났다.
대충 전화를 끊고 보니 생각보다 멀쩡한 듯하여 샤워를 했지만 샤워를 하다보니 위가 울렁거리고 눈을 게슴츠레 뜰 수밖에 없었다.
밥을 반공기 퍼놓고 한시간 동안 먹었다. 너무 무료해서 만화책을 보면서 먹었다.
한 권을 다 보고나니 밥을 다 먹을 수 있었고 이제 나갈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출판사에 변명조의 메일을 보내놓고나니 그래도 마음이 나았고 그만큼의 부피로 마음이 불편했다. 언제까지 도망칠 순 없을 거라고 곱씹어보기도 했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재밌게 보았다.
언어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미 길이 나버린 곳으로 자꾸만 흐르곤 하지. 편하다고 그 길을 자꾸 밟으니까 언어는 진부한 미래를 예고해버리는 거야. 언어의 경직은 사고의 경직과도 맞닿아있지.
라는 식의 생각을 했다.
어제는 가로등 아래에서 하늘을 보았을 때, 하얗고 촘촘하게 눈이 날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눈이 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2010년 11월 29일이다.
펑펑내리는 첫눈을 잔뜩 맞았고, 술을 잔뜩 마셨고,
오늘, 계속해서 웅웅대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못 이겨서 일어났다.
대충 전화를 끊고 보니 생각보다 멀쩡한 듯하여 샤워를 했지만 샤워를 하다보니 위가 울렁거리고 눈을 게슴츠레 뜰 수밖에 없었다.
밥을 반공기 퍼놓고 한시간 동안 먹었다. 너무 무료해서 만화책을 보면서 먹었다.
한 권을 다 보고나니 밥을 다 먹을 수 있었고 이제 나갈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출판사에 변명조의 메일을 보내놓고나니 그래도 마음이 나았고 그만큼의 부피로 마음이 불편했다. 언제까지 도망칠 순 없을 거라고 곱씹어보기도 했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재밌게 보았다.
언어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미 길이 나버린 곳으로 자꾸만 흐르곤 하지. 편하다고 그 길을 자꾸 밟으니까 언어는 진부한 미래를 예고해버리는 거야. 언어의 경직은 사고의 경직과도 맞닿아있지.
라는 식의 생각을 했다.
어제는 가로등 아래에서 하늘을 보았을 때, 하얗고 촘촘하게 눈이 날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눈이 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2010년 11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