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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메시지가 그렇게 심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학창시절 내내 왕따를 당해본 적도 없다. 그러나 항상 그런 두려움에 시달렸다. 언제든 아이들이 나를 싫어하고 나를 괴롭힐지도 몰라. 라는 마음. 실제로 당했던 것들이 있다. 들으라고 하는 나쁜 말들. 보라고 하는 나쁜 짓들. 그런 것들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던 내게 큰 상처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아무래도 그때와 비슷한 충격을 정말 오랜만에 겪은 모양이다. 내 등 뒤에 서서 혼자 중얼거린 그의 한 마디.
'주말동안 대체 뭘 한 거야?'
나는 주말 동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연애를 했고, 티브이를 보았고, 책을 읽었고, 글을 구상했다. 그런데 그 한 마디는 마치 내게 그런 자유조차 과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는지 모른다. 나는 왜인지 그렇게 게으름을 피운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내가 심한 잘못을 한 것 같은 수치심을 느꼈다. 이것은 내 피해망상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처음엔 화가 났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한 그에 대해 험담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자 하니 그 실체가 조금씩 드러났다. 그의 한 마디는 내가 나를 질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마치 어린 시절, 일부러 못되게 구는 아이에게 단 한마디도 대들 수 없었던, 약하디 약했던 어린 나를 미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여전히 내가 그렇게 수동적이고 당하기만 하는 것이 싫었던 어린 시절의 나를 괴롭히던 못된 아이처럼 굴었던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사고일지 모른다. 월급을 주는 사람의 무심함과 월급의 받는 사람의 피해의식이 빚어낸 우연적인 사고일지 모른다. 그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가 오늘 게으른 한 사람을 울게 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오래도록 그런 무심한 한 마디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부끄러워할 것이다. 나약해서,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나약하기만 한 내가 한층 더 미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