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retual

바보어흥이 2014. 2. 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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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코너에서 '리추얼'이라는 책을 보았다. 어쩔 수 없이 흥미를 느끼는 나를 발견했다. 가벼운 인문서, 그 분야로 간다면 조금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에 만족하는 재주는 내가 가꿔가고 있는 역량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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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 트레이를 얻은 후 나는 처음으로 나의 리추얼을 찾았다. 그것은 책상과 침대 사이의 대결에서 언제나 침대의 편을 들어주고야 말았던 나에겐 혁명이다. 책상이 내게 주지 못한 안락함과 집중의 줄다리기를 가능하게 한다. 이전에 느낀 거지만 큰 절망은 의외로 사소한 해결로 이겨낼 때가 많다. 별 것 아닌 리추얼을 찾게 된 후 나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급증이 문제다. 근래 들어서야 처음 무언가를 읽고, 배우고, 듣고, 익히기에 시간을 내며 내가 가장 각오한 것은 성과도, 노력도, 기적도 아닌 조급증의 완급 조절이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부채감 따위는 접어두자, 생각하며 시작한 일들이 나에게 안정감과 만족감을 줄수록 나는 더 큰 욕심에 사로잡힌다. '더 빨리' '더 많이' 결과에 도달하고 싶은 것이다. 적어도 직장생활과 개인적인 즐거움의 '병행'을 각오한 나로서는 절대로 피해야 할 것이 제풀에 지치는 것임을 알고 있다. 또한 지나간 시간이 아까워 더 해보려는 과잉을 피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많다, 읽고 싶은 게 참 많다. 여유가 없는데도 그렇다. 그래도 못하는 것보다 대충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적당히 적당히 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