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많은 단서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잊지않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 위해 아무리 메모를 해도 다시 찾는 일은 드물다.
살아가는 것이 어딘가에 멈추어 가만히 몰입하는 것과는 달리 그저 등떠밀리듯 쉴틈없이 걸어가고 많은 것들을 아쉬워하고, 또 실체없는 그 무언가를 희망하며 걸어가는 것만 같다.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날 빈약한 내 삶의 면목을 마주하고 서글퍼진다.
벌고 먹고 싸고. 저축이라는 의미는 돈에만 국한지어 소소한 금액을 모아놓고 뿌듯해하는 소시민의 삶이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쉽다. 쉬운 삶. 어쩔 수 없는 삶. 합리화를 위한 근거는 명확하다.
누구나 시간을 견디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 상정해둔 결말이 없다면 더더욱 쉽게 시간을 견딜 수 있다. 그런 시간의 견딤은 쉼없이 젖었다가 쉼없이 증발해버리는 목욕탕의 습기와 같다.
기억의 천재 푸네스라면, 보르헤스의 말처럼 기억한다가 곧 생각한다라면 그 기억의 개념을 만들어내고 들추어낸 의미를 파악했다면, 그 생활은 1도쯤은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