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생이든, 평범하든 비범하든, 그 모든 인생은 격렬한 고통과 실수와 슬픔과 극복의 연대기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도, 목숨이 걸린 갈등이 아니라도 개인이 직면한 문제는 언제나 버라이어티한 스토리와 차원이 다른, 실존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이 문학을 결정하게 되는, 자신에게 방향성을 알려 주는 교수의 한 마디에 갑자기 모든 것이 변해버리는 순간이랄지, 인생을 살면서 한번씩 큰 변화를 겪게 되는, 훌륭한 교육자로서의 자기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기 등 계단식 성장의 순간들. 또는 교직 생활 전반에 걸쳐 사이가 나빴던 로맥스 교수와의 신경전, 끝끝내 불의를 수용하고 소심한 복수를 하면서도 함께 지내는 현실성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별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조차 별일임을 잘 보여준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청년들의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세상사에 무심하고, 장애를 가진 학생의 앞길을 막고, 스무 살 넘게 차이 나는 여성과 바람을 피우는 스토너지만 그냥 응원하게 되는 마음, 어떤 키워드로 섣불리 흑백을 논하지 않고도 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과 수용의 힘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