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Posted 2013. 6. 24. 22:03 by 바보어흥이

자리가 바뀌었다. 센터에서 코너로. 나와 함께 자리를 옮긴 사람들은 지난 주에 이어 오늘까지 죽상이었지만 나는 왜인지 기분이 좋았다. 어릴 때부터 가장자리가 좋았다. 찾아오는 사람만 찾아오는 외진 곳. 나는 그곳에서 킥킥대며 웹툰을 보기도 하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일에 몰두하기도 한다. 집중력이 소폭 상승했다.

심지어는 회의 시간에 저기압의 사장에게 약 40분간 팀 전체 잔소리를 들어도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다. 다만 눈치없이 빙글거리기가 속보여 괜히 무표정을 짓느라 고역이었다. 이래나 저래나 사람들과 전혀 다른 지점에서 나는 슬프고 웃긴, 말하자면 화합하기 힘든 성질의 사람임에 틀림없다. 내겐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조도가 필요할 뿐이다. 하이라이트 조명이 부담스러운 29세.

붉은 달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