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 이경화 지음 / 바람의 아이들
사건의 발단:
미진이에게 얼떨결에 두뺨을 맞은 건우. 미진이는 "건우야, 우리 지금 쪽팔려 게임 하고 있었거든. 벌칙은 소영이가 정한 거니까 나 원망 마라." 하고 깔깔대며 흩어진다. 건우는 수치스러워 눈물만 주르르 흘린다. 담임 선생님은 소영이와 미진이는 가정이 불우하니까 다 가진 건우가 이해하라며 조용히 넘어가길 종용한다.
건우의 일기:
7월 15일 금요일 마음의 날씨 : 구름 뒤에는 해님이 있으려나?
나는 엄마도 있고 부자다. 소영이와 미진이는 엄마도 없고 가난하다. 내가 엄마도 없고 가난하다면? 소영이와 미진이가 엄마도 있고 부자라면? 그러면 선생님은 나를 좋아하고 걔네들을 야단쳤을까? 그래도 결론은 불공평하다.
나는 소영이와 미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걔네들이 엄마도 없고, 가난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화를 안 내고 상냥한 여자 애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불공평했다. 다른 애한테 맞았으면 그 자리에서 나도 패 주었을 거다. 그런데 선생님이 좋아하는 애들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 선생님한테 혼이 날까 봐서. 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소영이가 미진이가 엄마도 없고 가난하다는 생각은 절대로 단 한 번도 하지 않을 거다. 왜냐면 그건 걔네들이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니까. 그래야 공평하니까.
소영이의 일기:
7월 15일 금요일 마음의 날씨 : 우중충충
...
저는요, 건우가 그렇게까지 속상해할 줄은 몰랐어요. 하늘나라에 계시면 진실을 다 아니까 제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실 거예요. 건우가 그렇게 마음이 콩알만한 걸 알았다면 그런 게임 벌칙을 정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저는 오늘 공개사과까지 했어요.
...
김진숙 선생님이 정말 저만 예뻐하시나요? 아니에요. 선생님이 예뻐하는 애들은 많아요. 그 중에 제가 있을 뿐이에요. 선생님은 왜 나 같은 애를 예뻐하실까? 그리고 저는 왜 기분이 이상하죠? 선생님한테 사랑만 받을 수 있다면 애들이 뭐라고 하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어요.
저자 에필로그:
공부도 잘하고 집도 부자인 건우. 이 말에서는 건우가 느껴지지 않는다.
부모님이 아닌 고모나 할머니와 살며 집이 가난한 소영이와 미진이. 이 말에서도 소영이와 미진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건우는 성실하며 활동적이고, 상냥한 여자 애를 좋아한다.
소영이는 노래를 잘하고 활발하며, 미진이는 얌전하고 남몰래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있다.
이렇게 말하면 건우, 소영이, 미진이가 어떤 아이인지 조금은 그려진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 있다. 읽으면서 펑펑 울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