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월급

Posted 2013. 3. 7. 11:04 by 바보어흥이

도도새에서 도도를 잃어버리고 새가 되었다는 친구가 말했다. 매일매일 수치와 분노와 자괴감의 값을 월급으로 받는 것 같다고. 나는 메신저 화면을 보면서 바보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새가 옆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새의 말을 듣기 직전, 나는 병아리의 부리를 가위로 잘라냈다는 한 농부의 기사를 보고 질겁했다. 세상은, 아주 자주, 지긋지긋할 정도로 실망감을 준다.

 

나는 어제 누군가에게 과거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아마 현재의 자신을 거부당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돌아보니 내가 다 지긋지긋하다. 어쩌다가 이렇게 재미없게 되었을까. 마치 폐장한 놀이공원의 마지막 부흥기처럼 나는 사양산업에 무언가를 불태워야 한다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질식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