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지간, 비즈니스

Posted 2013. 6. 4. 10:22 by 바보어흥이

대화법 책을 만드려고 대화법을 찾아보니 갖가지 니즈를 자극하는 제목들이 많다.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한 대화법이라든가, 대화가 끊기지 않기 위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싸우지 않기 위한, 성공하기 위한, 언제나 당당한,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단호하게 나를 표현하기 위한 등등.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어려워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많은 제목들에 혹하면서도 한편으로 반감을 감출 길이 없다. 누군가와 관계가 힘들다는 건, 보통 대화 너머에 그 사람을 향한 불신이나 미움, 성가심, 얕잡음 등의 원초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대화술이 여전히 유효해보이는 것은 우리가 항상 비즈니스의 세계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짧은 시간, 단편적인 만남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가 있다. 그러므로 본질을 어떤 '기술'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메커니즘 자체에 자꾸만 저항하고 싶다.

 

원초적으로 나는 비즈니스적 자아가 싫다. 자기계발의 방향이 '성공'인 것이 싫다. 나는 어느 누구보다 밉보이는 사람이지만 어느 누구와도 밉보이거나 미워하기 싫다. 나는 내가 살면서 얻게 된 이 수많은 물음표들에 파묻히고 싶지 않다. 말하다보니... 나도 가끔 내가 무엇을 담백하게 말하고 싶은지 의심이 갈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