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 플랜-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Posted 2014. 2. 27. 17:44 by 바보어흥이

부제: 다시 불꽃을 피우기 위한 신명 프로젝트

 

나는 기본적으로 대담집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입말이 살아 있어 더 생생하게 느끼기보다는 글과 다르게 허술한 빈 공간이 많이 노출되는 단점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대담집의 장점을 제법 잘 살리고 있다. 조금 더 편하게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짐없이 하려는 이야기를 모두 해내려는 노력이 보인다.

특히 진보/개혁 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노력이 필요하다' '대안이 없는 것이 문제다'는 식의 탁상공론 지적도 있는 더러 있지만 실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희망을 제시하려는 성과도 이루고 있다는, 마음 넓은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만드는 지점도 있다.

 

프랑스에서 오래 산 어떤 한국인 교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보통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갖게 만드는 데 있다. 대학을 안 가도 직장을 구할 수 있고, 꼭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도 월세든 전세든 일정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 보통 사람이 되어도 어느 정도 이 사회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88p

 

헨리 조지Henry George가 쓴 <진보와 빈곤>을 최근 읽었는데, "최고의 능률은 정의에서 나온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경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 중)-91p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더라도 인간은 경쟁하며 협력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속에는 '이기적 유전자'만이 아니라 '이타적 유전자'도 있어요. 제가 <보노보 찬가>에서도 언급했는데, 인간은 경쟁과 지배 중심의 유인원인 침팬지만이 아니라 협력과 연대 중심의 유인원인 보노보와도 '사촌' 관계 아닙니까? -93p

 

한국은 이미 충분한 '부자 나라'입니다. ...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없는 것이고, 그것을 실현할 의지가 없는 겁니다. -104p

 

 

 

진보집권 플랜-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북바이북,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