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꿈

Posted 2015. 10. 27. 10:30 by 바보어흥이

온통 악몽뿐이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불안을 걷어내버렸더니 수면 아래로 침잠해버린 모양이다.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한 현실처럼 펼쳐진다. 이렇게라도 나란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것에 감사라도 해야 할까. 그저 알자. 알고 또 알 뿐이다.

무게 중심이 약해질 때 나는 불행해진다. 집착할수록, 욕심낼수록 그렇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다. 마치 벌이라도 내리듯 모든 것이 꼬인다. 그것이 나의 제어막일 것이다. 과제일지도 모르지.

 

여럿 굵직한 꼭지들을 남기며 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파트 자체가 넘어가는 일이 맞을 것이다. 나는 여태껏 실수하며 배우고, 그로 인해 만들어온 지금의 상태가 다시 무화되어버릴 위기를 느낀다. 다시 인생을 배워야 한다.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새로운 질문에 새로운 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좋은 것들에 영 힘을 실어주지 않는 것,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신중함은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쁘다. 그래서 나는 덜 실패하고 덜 나아간다. 끝없는 낙관주의자처럼 새로운 삶을 배워나가는 것에 마음을 좀 열어두면 지금의 불안이 덜하지 않을까. 미친 애처럼 좋다고 웃어보는 것도 해보자. 안해본 것들을 조심스럽게 하나둘씩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