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나의 감정이 아니다.
신경질적인 대응은 자괴감의 반증이다라고 생각하면 너무 냉정할까.
무심코 자신이 극복해내지 못한 무언가의 표출에 대해 내가 책임감이 있다는 생각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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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망상이 없으면 누군가를 순수하고 완전한 기쁨에 사로잡혀 좋아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순수한 기쁨의 희열이 지나가고 나면 슬쩍 냉정한 목소리가 끼어든다.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정상이 두렵고 지칠 땐 신경질도 나고 때론 욕도 하겠지.
그래도 몰두하는 순간이 주는 긍정적인 자극이 좋다. 그렇게 완전히 사로잡혀 정신없이 약 두 달이 지나갔다.
오랜 세월 일을 벌이지도 않고 괴로워하는 세월이 길었어서 벌여둔 일이 많아도 기분이 좋다.
두 달 만에 기타도 잡고 미싱도 돌리고 자막도 따라 읽어 보고 원서도 뒤적여 보고 한다.
겨울에 도전해보려고 했던 시험은 아직 시작도 안해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불현듯 정말 배움의 마지막 열차를 탄 것이 아닐까 초조해지기 시작했다.